시스템관리자 2023-12-05 15:35
[아시아경제] "집값 하락장 때 내집 마련"…다시 부는 2030 부동산 공부 바람


 

리츠·세금·숙박시설까지 공부
"기회 있을 때 놓치지 않겠다"

2030 젊은 층 사이에서 부동산 투자 공부 열풍이 다시 불고 있다. 부동산 가격 하락세가 나타나고 내년 집값도 약보합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이 때 내집 마련과 자산 증식 목표를 이루겠다며 유료 부동산 강의를 듣고 정보를 교류한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29일 '2030'과 'MZ' 등을 방제와 해시태그(#)에 포함한 부동산 투자 관련 카카오톡 오픈카톡방 수는 12개였다. 이중 인원이 가장 많은 방의 참여자 수는 1397명에 달했다. 한 오픈카톡방에서는 "집값이 오를지 내릴지는 공급만 보시면 됩니다. 2024년부터 2026년까지는 공급 절벽입니다. 집값이 더 내려가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거나 "2024년 GTX A 1·2 구간이 개통되고 서해선도 연장된다. 교통 호재가 반영된 쪽으로 집을 알아봐도 좋을 것 같다. 완공 시점에 가격이 한 번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는 등 시장을 분석하는 내용을 주고받거나 기초 부동산 용어 정리 등의 글들이 끊임없이 올라왔다.
 

범위를 참여 연령 제한이 없는 부동산 투자 관련 전체 오픈카톡방으로 넓히면 346개로 늘었다. 대개 지난해 말이나 올해 만들어진 방으로, 각 카톡방에는 적게는 500명대에서 많게는 1500명까지 참여하고 있다. 국내 한 포털의 인터넷 카페 부동산 투자 분야 회원 수 상위 3개의 일평균 애플리케이션(앱) 구동횟수(포털 카페앱을 통해 방문한 횟수)도 증가세다. 이달 1~15일 일평균 앱 구동횟수는 524만5323회로 3개월 전인 지난 8월1~15일 일평균 약 261만69회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최근 부동산 공부에 관심을 가지는 이들이 늘어났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러한 배경에는 집값 하락이 있다. 지난 28일 KB국민은행의 월간 주택가격동향 자료에 따르면, 연간 기준 수도권 전체 아파트값은 평균 9.75% 하락했다. 인천(-11.47%)과 경기(-10.53%)는 10% 이상 떨어졌고 서울도 7.53% 하락했다. 같은 기간 전국 기준 아파트값도 8.04% 감소했다. 내년 집값도 약보합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서진형 경인여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부동산 시장은 일반 경제의 후행 지수다. 중금리가 지속되고 글로벌 경제 위기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조만간 가격이 상승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2030 세대들은 적정한 계획이 수립되면 가장 이른 시일 내에 내 집 마련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2030 젊은 층은 내집 마련 시기가 왔다고 본다. 부동산 강의를 듣는다는 전모씨(32·여)는 "고금리 등 여러 상황이 마냥 좋지만은 않지만, 집값이 더 오르기 전에 갭투자를 해서라도 내 집 마련에 나서려 한다"며 "지금 기회를 놓치면 영영 내 집 마련은 어렵지 않을까 걱정되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내년 가을 결혼을 앞두고 있다는 김모씨(30·남)도 "서울 집값은 장기적으로 우상향할 것이라 본다. 빨리 살수록 이득이라는 생각이다"며 "집값이 주춤할 때 구매하려고 계획 중이다"고 말했다.
 

부동산으로 자산 증식을 노리는 2030도 다시 많아졌다. 시장조사기관 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가 최근 19~59세 직장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 중 88.9%는 직장 생활을 열심히 한다 해도 부자가 될 수 없다고 봤고, 이에 80.8%는 업무 시간 이외에 투자 공부를 열심히 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수익형 부동산 투자 강의 사업을 운영 중인 김모씨(34·남)는 "예전에는 30대 중후반 이후 결혼하고 아이를 낳은 수강생이 많았다면, 최근에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수강생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부동산 투자 강의를 듣고 있는 동모씨(35·남)는 "고시원 운영을 통해 추가 수입을 얻고 있는 친구를 보고 부동산 투자 공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됐다"며 "매입 후엔 주식보다 신경 쓸 부분이 훨씬 적어 본업에 지장이 적은 것도 부동산 투자를 생각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재테크 차원에서 부동산 투자 공부에 나서는 것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내 집 마련 목표를 이루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불확실한 정보에 휘둘리지 않도록 유의할 필요도 있다. 서 교수는 "강의나 정보를 듣더라도 그대로 믿는 것이 아닌 팩트체크를 하고 공부 후 분석해야 한다"며 "몇사람의 말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휘둘려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박 교수도 "어디가 좋더라 식의 한쪽 주장에만 귀를 기울이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시장에 대한 왜곡된 시각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태원 기자 skking@asiae.co.kr

[출처] 아시아경제(11.30.) 원문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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