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관리자 2023-12-05 15:37
[세계일보] 우울증 환자 2022년 첫 100만명 돌파 20∼30대 34.6%… 극단적 행동 우려
팬데믹으로 관계 단절·미디어 의존 고조
청년 취업난·경제 문제도 정신건강 위협
2023년 상반기 자살 6936명… 2022년比 8.8% ↑

우울증 환자가 지난해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어 국민 정신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우울증 대처에 미숙하고 극단적인 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젊은 세대에서 우울증 발생이 두드러진다. 20년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1위인 자살률은 여전히 높고, 10대 자살률은 급증하고 있다.

29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우울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100만744명이다. 2018년 75만2976명과 비교해 30% 넘게 늘었다. 우울증 환자는 2019년 79만9011명, 2020년 83만2378명, 2021년 91만5298명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2030세대 우울증 환자 비중이 커졌다. 20대가 18만5942명(18.6%)으로 가장 많았고, 30대 16만108명(16%), 60대 14만3090명(14.3%), 40대 14만2086명(14.2%), 50대 12만6453명(12.6%), 70대 11만883명(11.1%), 80대 이상 7만1021명(7.1%) 순이다.

전문가들은 적어도 앞으로 5년은 우울증 환자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본다. 코로나19로 관계가 단절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미디어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정신건강 문제가 날로 심화할 수 있어서다. 사회적 고립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고 청년 취업난, 경제적 문제 등도 정신건강에 위협이 되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우울 위험군 비율은 코로나19 전인 2019년 3.2%에서 지난해 18.5%로 올라갔다. 자살을 생각하는 비율도 4.6%에서 11.5%로 높아졌다.

우울증 증가 추세와 맞물려 자살 사망자 수도 늘고 있다.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이 잠정 집계한 올해 상반기 자살 사망자는 6936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6375명)보다 8.8% 늘었다. 상반기 자살 사망자의 절반 이상(54.2%)은 40∼60대였는데, 10대 자살 사망자 증가율이 유독 높았다. 19세 이하 청소년 자살 사망자는 197명으로 지난해 상반기 167명에서 18% 증가했다. 여성 청소년 사망자는 108명으로 지난해보다 48.0% 늘어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지난 27일 서울 마포대교에 설치된 SOS 생명의 전화다. 이제원 선임기자

우리나라 자살률은 OECD 회원국 중에서 가장 높다. 리투아니아가 새로 가입하면서 2016∼2017년 잠시 2위로 내려왔던 걸 제외하면 2003년 이후 줄곧 1위다. 지난해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25.2명, OECD 표준인구 자살률로는 10만명당 22.6명이다. OECD 평균(10.6명)의 두 배 이상이다. 뒤를 이은 리투아니아(2021년 18.5명), 슬로베니아(2020년 15.7명), 일본(2020년 15.2명)을 크게 웃돈다.

정부도 청소년 정신건강 문제 대응에 나섰다. 교육부는 내년 1월1일자로 학생 정신건강 문제를 전담하는 국장급 전담 조직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는 책임교육실 산하 책임교육지원관 내 학생건강정책과에서 정신건강 문제를 신체건강과 함께 맡고 있고, 인성체육예술교육과에서 인성교육 등을 맡고 있는데 전담 조직을 따로 만들 계획이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24일 ‘학생 마음건강교육 지원 논의를 위한 전문가 워크숍’에서 “학생 마음건강 문제를 이대로 둬선 안 되겠다고 보고 마음건강 프로그램을 학교에 적극 도입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며 “마음건강, 사회·정서 지원 전담 부서 신설을 관계부처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정한·김유나 기자

[출처] 세계일보(11.29.) 원문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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